청천벽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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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꿈을 꿨다.

내가 사는 동네에 좀비가 나타나는 꿈인데...

일단 지금 살고 있는 자취방이 아니라 고향의 본가,
그것도 집 안 내부 구조만 본가고 집 위치 자체는 전혀 엉뚱한 곳에 가족이 모두 같이 살고 있는 중이다.

도시를 관통하는 강줄기 옆에 지어진 대단위 아파트 단지에서도 강에 가장 인접한 아파트의 5~6층정도인데,
창밖을 보니 왠일인지 저녁부터 아파트를 둘러싸는 담장을 보강하는 것이다.
그 보강이라는 것이 육중한 통나무를 2~3층 높이로 밖아넣어 중세시대 초기성채의 목책처럼 만들고 있었다.
사업주체가 누군지는 모르지만 중장비가 동원되어 대규모로 진행하고 있었는데, 밤이 깊자 완성이 안된채로 철수했다.

그리고 새벽한 3~4시부터 좀비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강을 건넌건지 어떤건지는 모르겠지만 강쪽에서 나타나 급조한 목책에 공성을 하기 시작했다.
뭐 전략이랄건 없고 그냥 몸으로 부대끼며 밀어 젖히는 거다.
이게 아직 완성이 안된 목책이라 그런지 뭔가 위태위태하게 안쪽으로 밀리면서도 꽤나 오래 버티고 있는 상황.
꿈속에서 내게 주어진 판단은 '오늘 아침정도면 무너지겠구나' 였다.(내가 판단한게 아니라 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다는거다)

가족 중에는 어머니, 남동생, 내가 집에 있고 아버지가 직장에 나가계시고 외할머니가 놀러와 계신 상태.
일단 집 안은 안전하지만 나가계신 아버지가 걱정이고, 목책이 무너진 이후가 절망적이다.

뭣보다 문제는 집안에 좀비를 상대할 만한 무기가 없는거였다.

많은 좀비영화에선 총기 소지가 자유로운 미국을 배경으로 하는지라 좀비가 창궐하면 집에있던 권총, 라이플, 샷건으로 상대하다가 무기점을 털어 각종 중화기로 완전무장 하는것이 정석이지만, 여기는 한국땅이다. ㅡ.ㅡ;; 

기껏해야 식칼로 좀비와 근접박투에 들어가야 할텐데, 그야말로 자살행위일뿐.
그나마 손잡이가 깨져서 버리려던 회칼(날 길이 40센티)에 집에 있던(왜?) 목봉(2미터)을 결합해 창 한자루를 만들었지만 최후의 자위무기일뿐 이걸로 좀비떼 퇴치는 어림도 없고.

밖을 보면...

목책에 개미떼처럼 달라붙어 비비고 있는 수백 마리 좀비떼들에,
미완성된 뒷쪽 목책으로 돌아 단지 내부로 침입한 십수 마리의 좀비가 아파트 마당을 지나는 사람을 신나게 습격하고 있었고,
좀비가 뭔지도 모르는 어머니는 철없이도 가까이서 구경하러 가겠다고 나서시고,
(못가게 했더니 잠궈놓은 현관문을 호시탐탐 흘낏거리셔셔 신경 바짝 쓰이게 하시고...어머니, 어머니!!! 제발!!! 좀!!!)
외할머니는 난데없이 지병이 도지셔서 숨이 넘어가려 하시고...

생각나는 방법은 현관 문 잡그고 집 안에서 개기는 수 밖에 없는데...
(아파트는 방화문(철문)으로 막힌 현관 말고는 침입 할 곳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식량이 어디까지 버틸 수 있을지.

다른 정보는 완전히 차단된 상태에서 내린 판단이,

1. 우리동네와 그 근처에만 나타난 거라면 몇일내로 군대가 출동해 쓸어버릴 수 있을 것.
2. 우리나라 전체에 나타난 거라면 몇달은 있어야 외국군(아마도 미,중,일 주축의 유엔군)이 구해줄 것.
3. 전 지구에 나타난 거라면 가망없는 상태.

2번이 집안의 비축식량 문제로 선택 불가능한 상태에서 유일한 해결책이 1번인데.
절망과 미약한 희망과 공포...어떻게든 살기위해 냉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마음을 다잡고 있는데...


갑자기 현관문이 열리면서 아버지가 뛰어들어 오셨다.

개깜놀.


귀가중이었으면 아무래도 가망이 없을 것 같아 회사에서 직원분들과 함께 계시길 소망하고 귀환은 완전히 포기하고 있던 차라,
어떻게 무사히 돌아오셨는지가 제일 궁금했는데,

아버지 말씀이 좀비들이 소탕되고있다는 것이 아닌가!!!

밖을 보니 집 안에서 어머니 지키고, 외할머니 돌보고 하느라 바깥 정황에 신경쓰지 못하는 사이에 어느덧 좀비들이 상당히 사라지고 없었다.
담 밖의 좀비는 대부분 사라지고 마당의 좀비는 조금 늘었는데 사람들이 총을 가지고 좀비와 싸우고 있었다.
좀비에 습격당해 죽는 사람도 아직 있는 와중에 몇몇 사람이 엠16으로 무장하고 좀비를 죽이고 있었다.

순간, '아, 살았구나.' 생각이 절로 들더란 말이지.

아버지께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새벽 2시 쯤부터 번화가에선 예비군 동대장이 예비군용 비축총기와 실탄을 나눠줬다고 한다.

이후로 시내 주둔군(후방사단? 어쨌든 2선급 부대)에서 출동해 조직적인 소탕을 진행중이고 시민들이 자위무장을 갖추고 잔당소탕을 할 수 있게 총기도 계속 나눠주고 있다고 한다.
지금도 단지 뒤쪽에서 총기를 나눠주고 있다고 하시는데, 그 말을 듣자마자 떠오르는 생각이 '빨리 확보하자' 였다.

왜 영화같은데서 잘 나오지 않는가.
군대가 출동해서 잠깐 소탕될듯 하다가 다른 도시에서 밀려든 좀비 웨이브에 밀려 개박살나는 그런거.

일단 이곳 주변은 소탕중이지만 좀비가 우리 동네에만 발생했다는 보장도 없고, 주변 도시는 소탕에 실패해서 좀비가 점점 늘어나 신선한 먹이가 많은 우리도시로 몰려올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는 와중에 또 누가 현관문을 쾅쾅 두들기길래 깜짝 놀랬는데(이전에 좀비가 몇번 현관문도 박박 긁고 어슬렁대다 지나갔었다) 다행히 사람 말을 하길래 열었더니 외삼촌이 외할머니가 걱정되서 직접 찾아오신 거였다.
(아놔, 외삼촌네 식구는 어쩌시고..?)

결국 빨리 총부터 받으러 가자는 생각에 싸울 수 있는 남자들, 아버지, 나, 남동생(외삼촌은 아픈 외할머니 때문에 집지키고) 세명이 총을 구하러 집을 나가는데,


현관문을 열어보니 씨바 좀비 한마리가 계단참에 어슬렁대고 있다가 우릴 보고 달려드는게 아닌가!!!!
우린 아직 총도 없는데!!!!


시껍해서 도로 집에 들어가 문부터 감그는데 이놈을 현관문을 벅벅 긁고 난리였다.

총은 반드시 필요하고 비무장으로 나갈 수는 없고하여 할 수 없이 아까 만들어놓은 창으로 한놈을 처리하기로 하고 혹시나 물릴까봐 두꺼운 겨울옷을 껴입을려는 찰라,


잠이깼다. ㅡ.ㅡ;;;;;












오늘의 교훈.

1. 아, 씨바. 영화가 아닌 진짜 좀비는 존나 무섭다.
2. 비상식량이 꼭 필요하다. 최소한 일주일분은 비축해놓자(아껴멱으면 한달은 먹겠지).
3. 무기도 필요하다. 총은 못구하겠고, 칼과 목봉은 꼭 구비해놓자.
4. 방어구까지 있으면 더 좋다. 물건너 쇼핑몰엔 갑옷도 판다. 돈 있으면 미친척하고(?) 사다놓자.

덧글

  • 2010/05/25 13:49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0/05/25 19:40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망나니 2010/06/08 08:33 #

    꽤나 무시무시한 꿈이군요.

    저는 약간 이상한 꿈을 거의 매주 꾸는데...-ㅁ-
    꿈속에서 제 2-3배는 될법한 잠자리가 나와서 절 쫓아다닙니다.orz
    그래서 전 동물중에 '유일하게' 잠자리를 무서워합니다(......뱀 이런거 무섭지 않아요 ㄱ-)

    문제는 그 꿈을 17년째 꾸고 있다는거(.........굳이 정신과 상담 같은건 안 받아 봤습니다.^^;)
  • 청천벽력 2010/06/08 20:12 #

    허거걱. 17년간 매주 같은 꿈을 꾸시다니.

    정신과 상담 이전에 용한 점쟁이라도 찾아가는게 더 나을듯 하네요...

    이미 오컬트의 영역입니다?
  • 냥이 2010/10/13 17:08 #

    슬슬 제작을 하며 대비해야겠군요.
    (손재주 좋은 사람의 이득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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